사는데 아이도 있다면 더 어울릴 것 같아서
사는데 아이도 있다면 더 어울릴 것 같아서사내 아이를 낳겠어요눈을 크게 뜬 미선이 입술 끝을 올리면서 웃었다자기 닮은 아이로딸도 상관없어영일의 모습을 떠올린 조철봉이 어깨를 늘어뜨리면서 말했다딸이 더 효도한다고 하던데 뭐예림이도 있잖아요그렇지 예림이도 내 딸이지조철봉이 서둘러 긍정했다 그러나 아이들 이야기를 꽤 길게 하고 있어도 아직 실감은 나지 않았다 그것은 미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시 젓가락을 집어든 조철봉이 생선회를 한점 입에 넣었다 일식당의 밀실 안에는 잠시 정적에 덮여졌다 그러나 둘의 역사가 한토막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소중한 날이다임미선은 사흘후에 성남의 2층 양옥으로 이사했다 양옥은 비어있었으니 몸만 옮기면 되었던 것이다 물론 어머니와 예림이도 같이 옮겼다 미선이 이사를 간 다음날 아침 집안 청소를 하고 있던 미선은 서경윤의 전화를 받았다어쩜 그럴 수가 있니대뜸 경윤이 그렇게 물었을 때 미선은 입술 끝을 비틀어 올리며 웃었다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어머 언니 먼저 연락드리려고 했는데미선이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집 옮기느라 정신이 없어서요그렇겠지경윤의 목소리는 굳어져 있었다어쨌든 넌 새 세상을 만났구나미선은 대답하지 않았다 조철봉을 소개해준 것은 경윤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오장이 뒤집힌 듯한 태도로 자신을 대하고 있다 그때 경윤의 목소리가 수화구에 울렸다어쨌든 잘 살아라 그런데 식은 언제 올리기로 했니식 같은건 신경쓰지 않아요 언니흥 그래우린 애 낳기로 했어요 아들이건 딸이건간에그러자 경윤이 뚝 말을 끊더니 숨을 두번 쉬고 뱉을 때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언니 듣고 있어요마침내 미선이 물었을 때 저쪽에서 수화기를 내려놓는 소리가 들렸다누구 전화냐같이 청소하던 어머니가 다가와 물었으므로 미선은 허리를 펴고 일어섰다응 경윤 언니아이고 그래 일이 잘 되었으니 좋아하겠구나어머니가 웃음띤 얼굴로 말했다 경윤이 조철봉을 소개해준 것을 어머니도 알고 있는 것이다 응 그렇겠지건성으로 대답한 미선이 걸레를 다시 쥐었다 인간의 심리란 묘한 구석이 있다 더욱이 여자들의 심보는 미선 자신조차도 측량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경윤이 조철봉을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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